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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yoon Story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_박완서 본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오래전 TV 프로그램에서 읽을 책 목록에 선정되어 이름이 꽤 알려진 책이다. 나는 그 당시에는 읽어보지 않았고 작년인가 재작년 무렵 작가의 타계 10년을 맞아 출판된 책을 우연히 보고 구입하여 읽게 되었었다.
소설로 그린 자화상이라 소개된 소설인 만큼 작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갔을 글쓰기 과정을 생각하니 가히 대단하다 느꼈었다. 기억의 치밀함 뿐 아니라 사람의 심리나 사물의 상태를 포착해 내고 그것을 표현해 내는 능력까지 박완서는 참으로 탐나는 재능과 노력을 가졌더라.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소설로 그린 자화상 2권으로 성년이 되고부터 결혼을 하기까지의 일이 그려져 있는데,
그녀는 31년 생으로 50년에 6.25 전쟁으로 대학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으니 피난 생활 이야기가 1권 끝과 2권의 초반부를 차지한다.
전쟁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보고 듣고 자료로 접해왔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겪지 못한 소설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믿기지 않을 뿐 아니라 쉬이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한 가정으로 시선을 돌려 어떤 혼란과 아픔을 겪었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한국 전쟁의 현실이 와닿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이 올케와 피난을 떠난 중에 만난 구렁재 마님의 이야기 중 (본문 108쪽)
"자손이 많으니 무슨 자식은 안 나왔겠소. 영감님은 소식적에 무슨 일을 하다 그랬나 모르지만 일본 순사한테 잡혀가 흠씬 두들겨 맞고 나온 적도 있다는데, 자식 중에선 왜놈 앞잡이도 나오고, 면서기도 나오더구먼, 해방되고는 빨갱이도 나오고, 의용군도 나오고, 빨갱이 잡는 형사도 나오고...... 이 마을도 마님 덕 많이 봤다오. 폭격 맞아 죽고, 의용군 나가 안 돌아온 이는 있어도 우리덜끼리 빨갱이다 반동이다 하여 서로 총질하다 죽은 이는 하나도 읎으니까. 우리 집 마님이 버티고 있는 이상 그 짓만은 차마 들 못 헙디다"
-주인공과 연애하던 지섭이네 이야기 중 (본문 321쪽)
육이오 전까지만 해도 대가족이 살던 집이었다. 부모가 구존해 계셨고 큰형한테서 난 조카가 사 남매나 될 정도로 번족한 집안이었다. 따로난 둘째 형도 한동네에 살고 있었고, 결혼한 두 누나네하고도 자주 왕래하며 대소사를 상의하는 화목한 집안이었다. 그러나 난리가 나자 이런 집안의 결속은 걷잡을 수 없이 분열하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큰형은 공산 치하에서 상당히 높은 자리에서 일을 하게 됐고, 의사인 둘째 형은 끌려 나가다시피 대학 병원에 나가 부상병을 치료해야 했는데, 둘 다 가족은 놔두고 인민군과 함께 후퇴를 하게 됐다. 큰형은 자발적이었겠지만 둘째 형은 빠져나오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끌려갔을 거라는 게 지섭의 추측이었다. 아들 둘을 북으로 보내고 나머지 식솔을 떠맡게 된 노부부는 일사후퇴 후 아들들이 돌아올 것에 대비해 서울에 남아 있었다. 작은아들은 안 돌아왔지만 큰아들은 돌아와서 노부모와 자기 식솔뿐 아니라 동생네까지 다 데리고 가려고 했다. 아버지는 큰아들의 뜻에 따랐지만 어머니는 안 가고 남아 있었다. 구이팔수복 후 지섭이는 징집돼 국군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오십 년 가까이 해로한 노부부까지 헤어지게 된다.
또한 총상을 입은 후 오빠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절망, 위문공연을 보고 온날 밤에 느끼는 분노 등은 그 섬세하고 솔직한 표현에 압도당한다. 모두 이곳에 적어 작가 그녀의 표현력을 공유하고 싶지만 그 감동은 책을 읽으며 느껴보길 바라며 옮겨 적는 일은 여기까지 하려고 한다.
필력이 뛰어난 동성 작가의 글을 읽는 일은 나에게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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