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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하여

바람이 분다_노래 이소라 / 작사 이소라

nayoonstory 2024. 7. 23. 13:16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썼을까.

시를 좋아한다고 느껴본 적 없는 나지만 마치 시를 읽는 것 같은 노랫말에 감탄이 흘러나온다.

나는 멜로디 보다 가사가 좋은 노래에 환호하는 편인데 작가나 작사가 같은 글쟁이들에게 호감이 커서가 아닐까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랫말이라고 해서 이 세상 모든 노래 중에 가장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취향의 문제를 떠나서 내가 모든 노래를 알 수 없고, 그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뮤지션의 노래를 알게 될 뿐이므로. 

내가 알게 되는 노래들 중에서도 언제 어느 순간에 어떤 장소와 어떤 감정상태에서 접하게 되느냐 하는 타이밍이 꽤나 나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종종 내가 사랑하는 노랫말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바람이 분다는 가수 본인이 쓴 글이라 듣는이의 마음에 더 닿는 느낌이다.  

 

<바람이 분다_이소라 / 작사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해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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